파리바게뜨와 AI의 조우: 가상과 현실이 빚어낸 파란 장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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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감성과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마케팅의 미래를 읽는 옆줄쓰는이
파란 장미는 자연에 없다. 그 없는 꽃을 AI가 그리고, 파리바게뜨가 케이크로 만들었다. 이 역설적인 장면이 지금 마케팅이 가고 있는 방향을 보여준다.
파리바게뜨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AI 크리에이티브 작가 윤석관과 협업해 '파란장미 케이크' 콘텐츠를 공개했다. 파란 장미는 19세기 말부터 육종학자들이 수백 년에 걸쳐 만들려 했지만 아직도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색이다. 그 불가능한 꽃을 AI가 그려낸다. '기적'과 '불가능한 꿈의 실현'을 상징하는 소재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AI의 속성이 만나는 지점이 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단순한 AI 이미지 활용이 아니라, 소재와 기술의 상징이 맞아떨어지는 드문 조합이다.
파리바게뜨가 AI를 택한 이유가 있다
파리바게뜨의 브랜드 자산은 '따뜻함'과 '정성'이다. 갓 구운 빵, 가족과 함께하는 케이크. AI와는 가장 거리가 먼 이미지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번 캠페인이 작동하는 건 바로 그 역설 때문이다. 자연에 없는 것을 AI가 만들어낸다는 속성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랑'이라는 감성 서사를 완성한다. AI가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맥락을 파란 장미라는 소재가 만들어준 것이다.
이번 협업에서 주목할 점은 방식이다. AI가 수백 가지 시안을 생성하고, 인간 작가 윤석관이 미적 감수성과 브랜드 이해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물을 선별하고 완성했다. AI가 대체한 게 아니라 인간 창작자가 AI를 도구로 쓴 구조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마케팅 콘텐츠의 약 30%가 AI로 생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 흐름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성으로 쓰느냐로 갈린다.
저작권과 차별화, AI 마케팅의 두 함정
AI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하나는 저작권이다. 이미지 생성 AI 모델들은 인터넷의 수십억 장 이미지를 학습 데이터로 쓰는데, 원저작자 동의 없는 학습 문제로 게티이미지가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한국도 AI 생성물의 저작권 귀속 문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이 AI 콘텐츠를 마케팅에 쓸 때 어떤 모델을 쓰는지, 그 모델의 학습 데이터 출처와 저작권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를 따져보는 게 기본이 됐다.
또 하나는 차별화 문제다. 많은 생성형 AI 모델이 비슷한 프롬프트에 비슷한 화풍의 결과물을 낸다. 경쟁사들이 같은 도구를 쓰면 마케팅 콘텐츠가 오히려 비슷해진다. 이번 파리바게뜨 캠페인이 눈에 띈 이유 중 하나는 소재 선택의 독창성이다. AI를 쓴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AI를 쓰느냐가 차별화를 만든다.
🖋️ 데이터는 완벽한 파란 장미를 그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장미를 보며 무언가를 느끼는 건 인간이다. 기술이 감성을 흉내 내는 시대일수록, 소비자는 그 흉내 뒤에서 진짜 온기를 찾는다. 파리바게뜨의 파란 장미는 그 질문을 던진다. AI를 쓰되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균형이 마케팅의 다음 싸움터가 될 것이다.
